방송국 스튜디오
자유게시판
-
눈은 그대로 남아 있고
16
hans_(@syhan55)2011-01-07 05:25:05
식구래야 달룽 세 사람, 지난 해 말부터 어머니가 먼저 기침과 고열로 시달리는 독감으로 편챦으시더니, 다음엔 처가 말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코와 목이 붓고 기침으로 고통스러워 하더니, 마지막으로 나에게 딱 옮겨 붙었다.
한 집안에 환자가 세 명이나 생겼으니, 각자 방안에 틀어 박혀 누워, 끼니 때나 잠간 얼굴을 대할까, 약탓인가 입안이 쓰고 음식맛을 제대로 알 수 없어, 서로서로 밥을 데시기다가, 누군가, 밥맛이 없으면 입맛으로, 입맛이 없으면 없는 사람 생각하여 먹으라, 많이 먹어야 낫는다는 둥, 하나마나한 말마디 던지고 나면, 그 뿐, 수저 덜거럭거리는 소리만 남는다.
여느 때 같으면, 거실에선 TV를 틀어놓고, 어머니 혼자 노래를 따라 부르거나, 姑婦間에 나누는 이야기 소리가 간간이
들려오고, 이 방에서도 音樂 소리가 나든 무어든 움직임이 있을 터인데, 그렇쟎아도 절간 같은 집안이 무인지경이 되어버렸다.
해마다 정초면 온가족들이 집에 모여 같이 맛난 것도 해먹고 담소하고 놀고 하는데, 이번 일로 모임을 일주일 연기를 하더니, 그예 한 주일 더 뒤로 미루었다.
며칠에 한 번씩, 병원에 가는 일 말곤, 바깥 나들이커녕 아침에 신문 집어오는 일 빼곤 집밖에 조차 나가질 않으니까, 대문 앞과 현관까지 들어오는 길위엔 빗질이라도 하여 말끔하나, 먼저 내린 눈이 녹을 틈도 없이 둬차례 더 온 눈이, 갑자기 불어닥친 추위로 꽃망울이 언채로 시들어버린 국화밭 위에, 거름을 주기위하여 파놓은 구덩이 위에, 화단 위에---집주변에 겹겹이 쌓여 있다. 寒雪에 묻힌 陋屋이라, 그럴듯하여 보이나, 실상은 집주인의 게으름과 무신경을 보여주는 것 밖엔 달리 볼 바 전혀 없고,
집안 수리가 끝났다곤 하나, 방방이 임시로 옮겨다 놓은 책들, 컴퓨터 등등 잡동사니가 저잣거리처럼 널렸고, 서가는 그대로 비었다. 다 발병한 탓이라,ㅎㅎ
간밤에 약을 먹었는데도 오히려 고열이 나고 오한이 들며 목까지 아파오는 바람에, 재처방을 받아오라 처를 아침 일찍 병원으로 심부름을 시켰더니, 의사는 이왕에 처방을 다 내린 터이니 며칠 기둘려보자 하더라, 하곤, 접수를 시키고 면담을 했는데도 돈을 따로 받지 않더라면서, 기꺼워한다. 굳이 집안 모임이 아니더라도, 벌써 찾아오겠다는 손님을 병을 핑계로 물리친게 여러 번 되는데다가, 곧 설이 닥칠 터, 어떡하든지 집안팎으로 벌려놓은 일 마무리를 지으면 좋겠건만, 혹 처방을 잘못 받아, 병이 더 오래 가지나 않을까 하는 조급한 마음에 시킨 심부름이기도 하였으나, 뭐, 그만만한 일에......(처방전도 다시 안 떼고, 돈을 달라할까?), 한마디 했더니, 그래도 다른 데선 다들 달라구 해요, 끝내 의사의 善心을 믿는 말에 웃고 만다. 그래 그래, 하다 아니 되면 꽃 피고 새 우는 춘삼월에나 하지, 그 때 가면 눈도 녹고, 얼었던 땅도 풀리겠지.어디 있었던게 어디로 가버리남?
허긴, 당장 구급차에 실려 가거나, 칼을 갖다대야 할 만큼 심각한 병이나, 하양없이 기둘려야 하는 긴 병이 아니라면, 조금 고통스럽긴 하나 그냥 며칠동안 아무런 생각도 없이 아무런 하는 일 없이 누워서 시간을 흘러보내다 보면 낫는 병이라면, 겪어도 괜챦을 병 아닌가, (이번 의사가 내려준 처방약을 먹고나면 몇 분 되지 아니하여 몇 시간씩이고 잠이 들어버리니... 생뚱맞은 생각이 우뚝 날 밖에) 그렇게 자면서, 뜨거운 열탕 속에 궁그르고 부대끼다 보면 그동안 영육으로 쌓인 오만가지 지꺼기가 어느 새 깨끗이 사라지고, 가뿐해진 몸으로 세상에 티끌 하나 거츠를게 없이 飛翔이라도 할 것 아닌가.ㅎㅎㅎㅎ
-고열과 오한에 시달리다 자리끼 마시려 한밤중에 깨어 일어나서 듣잘 것 없는 소리 하였으니,
듣는 대로 흘려 버리시앞.
댓글 0
(0 / 1000자)
- 쪽지보내기
- 로그방문

브라우저 크기를 조정해 주시거나
PC 환경에서 사용해 주세요.

개
젤리 담아 보내기 개
로즈 담아 보내기 개





하우스 (LV.3)








































0
0

신고
